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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호퍼의 그림

간이식당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창을 통해 보입니다. 언제까지 이 앞에 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오른쪽 모퉁이에 있는 이 식당을 끼고돌면 분명히 다른 길이 나올 텐데 아직 어떤 길일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순간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당황할 수 있지만 절로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답을 내줄 겁니다.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나이트 호크'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를, 정확히는 우리의 시선을 붙잡았다가 가던 길을 가도록 놓아줍니다.

한 여자가 무언가를 보고 있습니다. 혹은 무언가에 이끌리고 있습니다. '케이프 코드의 아침'이라는 그림 속 여자 이야기인데요.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가 밖으론 낸 창에 서서 창밖을 보고 있습니다. 무엇을 보는지는 알 수 없지요.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그녀가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혹은 무언가에 이끌리고 있다는 몸짓일 뿐이니까요. 이처럼 호퍼의 그림은 무엇을 보고 무엇에 끌리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몸짓이나 시선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고 그로 인해 달라질 결과의 예고편 같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직전, 혹은 직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림 속 주인공만 아는 것처럼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나만 압니다. 그러다 불현듯 가벼운 습격을 받은 듯 누군가, 혹은 이 무표정한 도시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비현실적인 몽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마치 호퍼의 그림 속에 들어가 저 간이식당에 앉은 것처럼.....,

생각해보기

20세기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나이트호크, 그리고 케이프 코드의 아침이었는데요.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또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 곳을 가 볼 수도 있죠. 관람자의 상상을 이끌어내는 그의 그림이 신비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