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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낙엽

조드리고 2022. 11. 15. 22:35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새 날아 떨어져서 또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요보다도 많은가 보다.' 이효석의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 였는데요. 낙엽이 이렇게도 많이 떨어지니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이효석은 낙엽을 태웠지만 도심에서 그러다간 큰일 나죠. 소량이라면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배출해야 하고 공공주택단지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낙엽은 별도 처리 업체에 위탁해서 소각하는데요. 가을 한철 서울 시내 가로수에서 떨 여지는 낙엽은 20,000 여톤. 소각하는데만 1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낙엽의 최후가 애물단지라니 어쩐지 쓸쓸한데요. 하지만 서울시 몇몇 구청에서는 낙엽이 그런 쓸쓸한 최후를 맞지 않도록 퇴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낙엽에 미생물 발효제를 넣고 다음 해 봄까지 숙성하면 농사에 유용한 유기물 퇴비가 되고 친환경 농가와 도시 텃밭에 무료로 제공합니다. 낙엽으로 만든 친환경 퇴비를 쓰면 땅의 힘이 좋아져서 농작물이 튼튼해지고 빨리 자랄 뿐만 아니라 겨울에 보온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좋은 일인데요. 그렇다고 모든 낙엽이 모두에게 다 좋은 퇴비가 되어주지는 않습니다. 단풍나무와 플라타너스의 낙엽에서 나오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은 땅에 스며들면 다른 종류의 식물들은 자랄 수 없게 합니다. 단풍나무의 나무는 단풍나무만, 플라타너스 나무의 낙엽은 플라타너스만 잘 자라게 한다는데요. 낙엽조차 그 성질이 참 제각각이네요.

생각해보기 

며칠 전 길에 나뒹구는 낙엽들이 배수구를 막아서 빗물이 내려가지 않아 위험할 뻔했죠? 그렇게 낙엽을 처리하는 것도 참 중요한데요. 낙엽을 유기질 퇴비로 만들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또 나미 섬에서는 서울의 은행나무 낙엽들을 깔아서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기도 하더군요. 단풍나무와 플라타너스 나무는 약간 미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