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보면 안다
"척 보면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충 보거나 일부만 봐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뜻인데요. 여기서 척은 약 30.3센티미터입니다. 그런데 모순되게도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치는 일척의 10분의 1로 3.03센티미터인데요. 남들에 대해선 척 보면 안다고 큰소리치면서 정작 자신의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아마도 이것이 인생사겠죠? 그래도 몇 번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민망해져서 척 보면 알 수 있다고 장담하지 말아야지 싶은데요. 류시화 시인의 시 한 편이 이런 다짐을 다독여 줍니다.
"누군가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 할 말이 없거나 말주변이 없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말하는 것의 의미를 잃었을 수도 있고, 속의 말이 사람 가장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에서 머뭇거리는 것일 수도 있다. 세상에서 홀로 견디는 것과 자신 안에서 사는 것, 터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다고 해서 겨울이 그 가슴을 영원한 거처로 삼았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단지 봄이 또다시 색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노래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새들이 그 마음속 음표를 다 물고 갔다고 넘겨짚어서는 안 된다. 외로움에 물기에 젖어 악보가 바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 동행 없이 혼자 걷는다고 해서 외톨이의 길을 좋아한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된다. 길이 축복받았다고 느낄 때까지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었으나 가슴 안에 아직 피지 않은 꽃들만이 그의 그림자와 동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음 봄을 기다리면서....., "
생각해보기
오늘 이야기는 류시화 시인의 시 누군가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였는데요. 척 보면 안다는 말하지 않는 것이 좋죠? 일부만 조금만 보고 장담해버리는 습관이 있다면 그것도 버려야겠고요. 그렇게 내가 보지 못한 내가 놓친 것들이 그 안에 그 사람 안에 얼마나 많을지 헤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생각과 언행은 생각이 9 언행이 1이 되면 좋지 않을까요.